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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찰나의 승리 영원한 패배

작성일
2017-03-1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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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40115.jpg2004년 아테네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금메달리스트인 저스틴 게이틀린(미국 ①)은 지난해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8년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그해 자신이 세운 9초 77의 세계 타이기록도 취소됐다. ‘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②)는 1991년 코카인, 1994년 에페드린 양성반응으로 월드컵에서 영구추방됐고, 1998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70홈런 신기록을 세웠던 마크 맥과이어(미국 ③)도 약물 파동에 휘말리며 명예의 전당 입성이 좌절됐다. 남자 높이뛰기 세계기록 보유자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 ④)는 199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약물검사 양성반응으로 선수 자격 보류판정을 받았다.

#사례 1


“살을 빼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지난달 도핑(Doping·금지약물 복용)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와 보디빌딩계에서 영구 제명된 A 씨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보디빌딩 체급에 비해 10kg 이상 많이 나가는 평상시 체중이 문제였다. 살이 빠지지 않자 이뇨제를 복용했다는 것. 이뇨제는 무기력증과 위장 장애를 일으키고 심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


#사례 2


“갑상샘(갑상선) 질환 치료제를 복용한 것뿐인데….” 프로야구 LG 박명환(당시 두산)은 내년까지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도핑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국제대회 2년간 출전금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 박명환은 갑상샘 치료제를 복용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양성 반응이 나온 약물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금지약물은 스포츠 선수에게 ‘치명적인 유혹’이다. 순간적으로 기록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만 그 끝은 ‘파멸’이다. 선수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스포츠의 페어플레이 정신에도 위배된다.


○ 스포츠계 무너뜨리는 약물 복용… 아마종목 검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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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전국체전 당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보디빌딩 일반부 선수 2명이 영구제명 됐다. 대한보디빌딩협회는 지난달 ‘한 번이라도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오면 영구제명’이라는 극약카드를 내놓았다. 협회 창용찬 이사는 12일 “약물로 기록을 향상시키려는 부정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는 도핑 양성 반응이 처음 적발되면 2년간 자격정지에 벌금 200만 원, 두 번째는 영구제명을 하도록 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기준보다 강화된 조치다.



협회는 올해도 6개 국내대회와 3개 국제대회에서 수시로 도핑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내 아마추어 스포츠는 도핑검사가 강화되고 있지만 프로스포츠는 금지약물 기준이나 도핑검사가 전무한 실정.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최근 일부 선수가 불법 약물을 사용해 몸을 만든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며 “해외 전지훈련을 갔을 때 불법 약물을 구입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국내 프로스포츠로는 처음으로 도핑검사를 도입할 방침. 시즌 전·후반기에 2회, 팀당 3명씩 총 48명을 도핑검사하겠다는 것이다.


○ 프로까지 확대 시급… KBO만 올해부터 시행



외국 프로스포츠계는 도핑검사가 일반화돼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2003년부터 도핑검사를 도입했다.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는 지난해 도핑검사를 1만 회 실시했고 올해는 1만2000회로 늘릴 예정. 일본 프로야구도 지난해 계도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금지약물 복용 선수를 강력히 제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선수들이 금지약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가장 큰 문제.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 있는 한약을 먹고 전국대회에 출전했다가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와 벌금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의학 관계자들은 금지약물은 마약처럼 의존성이 강해 도핑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희대 이종하 재활의학과 교수는 “프로스포츠는 성적이 연봉과 직결돼 금지약물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도핑검사 강화와 함께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죽음에 이르는 약▼
스테로이드 간종양-황달 유발
암페타민 과다복용 사망까지


스포츠계의 금지약물은 수백 종이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 근육강화제와 이뇨제(체중 감량), 에페드린 등 흥분제…. 금지약물의 폐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스테로이드는 간 종양과 황달을 유발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킨다. 흥분제는 두통과 구토, 환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1960년 덴마크 사이클 선수 커트 옌슨은 근육강화제인 암페타민을 과다 복용해 사망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육상 100m 우승자 벤 존슨(캐나다)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미국프로야구(MLB) 역대 홈런 7위(583개) 기록을 갖고 있는 마크 맥과이어(전 세인트루이스·2001년 은퇴)는 도핑 의혹이 제기돼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했다.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역시 통산 홈런 2위(734개)로 행크 애런(755개)을 추격 중이지만 근육강화제를 복용한 의혹이 제기돼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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